사우나/찜방 이야기

2024.09.13 09:49

버스안에서 체대훈남형과 썰 -3- (펌)

  • 익명게시자 오래 전 2024.09.13 09:49 썰풀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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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만에 본 형의 얼굴은 형 또한 고민이 많았다는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무엇인가 서글픈 표정이었다.


형을 보자마자 반가움과 서운함이 밀려들었다.


만나자마자 형은 아무말 없이 날씨가 많이 더우니 어서 들어가자고 말하며, 조용한 술집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안주와 맥주를 시키고 이전에는 느낀 적 없는 어색함이 형과 나 사이의 경계선처럼 흐르고 있었다.

그토록 친하게 지내던 형이 오늘은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내겐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눈물이 나올거 같던 찰나, 형이 말을 걸었다.


자신도 일주일간 많이 생각을 해 보았고, 연애를 해본적이 따로 없어, 당황을 많이 했다고.

그동안 창피해서 말한적이 없었지만 형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연애경험이 전무한 사람이었다고.

20대 후반에 있어서 연애를 해본적이 없다는 사실에 나는 적잖이 놀랐지만, 나 또한 군대를 제대할때 까지도 연애를 해본적이 없었기에 이해가 되지 않는것은 아니었다.

그날은 나의 얘기보다 형의 얘기를 더욱 들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부터 운동을 시작하여, 대학까지 운동만을 생각하며 살다가, 대회준비를 하던 중 근육을 다치게되어, 선수생활을 더이상 할 수 없었다고.

또한, 운동선수 생활을 접게되며, 주위에 친구들 또한 선수밖에 없다보니, 이렇다 할 친구도, 인맥도 없다 했다.

그러던 중 버스에서 자주 마주치는 날 보며, 같은 동네 주민에 또래인거같아 처음 말을걸게 되었었다고 말이다.

그동안 형은, 버스에서 나와의 헤프닝이 있기 전까진 정말 친한 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생각을 했는데, 내가 형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나서는 굉장히 당황스러웠다고 말이다.


얘기를 듯던 나 또한 형에게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나도 형 이외에 남자를 좋아했던적은 없었고,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다며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나의 진심을 털어놓았다.

형은 그런 날 바라보며 잠깐의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는듯, 아무말이 없다가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지금 너와 멀어지는건 정말 싫고, 부모님 외에 소중하게 생각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당장은 연애로 발전하는건 자신 또한 혼란스럽다고.

무조건 부정하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대할테니, 우리 서로 솔직해지자고 말이다.

그러면서 형은 둘중 어느 하나라도 서로 거부감이 있을 경우는 꼭 얘기 하고, 더이상 집착을 하지 말자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난 울음을 터트리며 형에게 그동안 형도 힘들었을텐데 이렇게 내게 얘기해주어 고맙다고.

형은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나를 다독이며 괜찮다고, 그동안 연락 안해서 미안하다고 다정하게 말했다.


이날 이후 형과의 관계는 이전의 사이 보다는 가까워졌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보상을 받기라도 하듯, 월요일과 금요일에만 만나던 우리의 둘 사이는 평일 저녁, 주말 등 가리지않고 서로 보고싶을때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수개월이 진전 없이 지나다가 첫눈이 오던 어느날이었다.


형은 평소와는 다르게 카페나, 식당이 아닌 집과는 좀 떨어져있는 공원에서 보자고 했다.

나는 공원이라도 산책하고 싶은걸까 라고 생각하며 옷을 걸쳐입고 나갔다.


멀리서 보이던 형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과, 말투로 날 반겼다.

그 말투와 태도에 갑자기 불안함이 느껴졌다.

'아 이제 끝인건가... 형은 역시 거부감이 느껴졌나...'라는 생각에 각오를 하고 형에게 다가섰다.


형은 일단 걷자며, 공원 근처 호수를 나와 함께 걷기 시작했다.

10분쯤 평소와 같은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며 돌던 찰나, 주위에 사람이 없는 어두운 구석이 나타났다.

형은 잠시 앉아 얘기를 하자며, 자리를털어주었다.


계속 각오를 해왔기에 나는 초연한 태도로 자리에 앉고, 형 또한 옆에 앉았다.

형은 말없이 앉아서 나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 또한 형과 눈을 마주치며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형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억겁과 같은 시간이 지났을 때, 형에게서 나온 말은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르지 않았다.


"이제 우리 그만하자"


나는 각오를 했음에도 결국 눈물이 날 수 밖에 없었다.

형은 내 눈물을 보더니 당황하며 급히 말을 바꾸었다.

그게아니라 이제 형동생사이는 그만하자고. 나는 너와 만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이다.

나는 그말을 듣고는 더욱 펑펑 울었다.

형은 당황하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동안 형을 만나며 한켠에 가지고 있던 언제 이 사이가 끝나버릴까에 대한 불안함이 해소 되었다.

형은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 나를 꼭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너무 오래걸렸다고 말했다.

어느정도 진정이 되자, 나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 할 수 없었다.

첫 연애의 설렘은 누구나 그렇듯 인생에 가장 큰 충격이자 이벤트 일 것이다.

형은 날이 추우니 오늘은 이만 어서 들어가자고 했고, 간단히 얘기를 마치며 서로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날 잠을 이룰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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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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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게시자  오래 전

    그 담에 ~
    그 담에 ~
    뭐 했는데??

    2024-09-13 12:21

  • 전체 1,266건 / 8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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