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지 2년이 지나면서, 이상하리만큼 많은 시간이 스스로와 마주하는 데 쓰였다. 처음엔 그냥 외로움이었다. 아무도 나를 만져주지 않는다는 외로움. 그러다 점점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하게 됐고, 스스로를 탐색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 끝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번쯤, 남자 품에 안겨보고 싶다."
처음엔 그 생각이 스스로도 낯설고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감정은 자라났고, 어느 날 나는 검색창에 ‘게이 찜방’이라는 단어를 검색하고 있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이케부쿠로에 있는 오래된 발전소 하나가 눈에 띄었다. 초심자에게도 괜찮다더라. 반쯤 호기심, 반쯤 결심으로 나는 그곳으로 향했다.
들어섰을 때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깨끗하네?”
목욕탕 같은 공간에 가운을 입고 돌아다니는 남자들, 눈이 마주치면 슬쩍 미소 짓는 사람들. 음침한 분위기보단, 이상하게 정돈되고 느긋한 공기가 있었다. 샤워 후 관장을 한 번 더 하고, 나는 2층의 한 방에 몸을 뉘였다.
긴장과 설렘이 교차할 즈음, 한 중년의 남성이 방에 들어왔다. 말 없이 내 얼굴을 한참 바라보더니 조심스럽게 다가와 가운을 벗겼다. 그 순간,
“나는 지금 정말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뎠구나.”
하는 깨달음이 밀려왔다.
성적인 접촉은 생각보다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동안 내가 느껴온 '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일방적이고 피상적인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 그의 손길은 조심스럽고 섬세했고, 내 몸은 그에 반응했다. ‘처음’이라는 말의 무게가 이토록 무겁고도 섬세하게 다가온 건 처음이었다.
물론 낯설고 놀란 순간도 있었다. 내가 뭔가 잘못 반응하는 건 아닌지, 이상한 건 아닌지 불안했지만, 그는 내 반응을 웃으며 존중해주었다. 무례하지 않았고, 강요도 없었다. 그 순간 나는 확실히 알았다.
쾌락은 감각으로만 오는 게 아니라, 신뢰와 존중에서 온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서 몇 명의 다른 사람들과도 교류하게 됐다. 그들 중 몇몇은 다정했고, 몇몇은 조금 성급했다. 하지만 내 경계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건 신기한 경험이었다. 처음이었지만, 나는 나를 잃지 않았고,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