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앓이
쇼파에 길게 누워 9시 뉴스를 본다.
고등학생이 그린 만화 이야기..
아직도 떠들어 대는 비속어 이야기..
국감이라고 하는 것들이 한심하기만 하다.
카톡..
이 시간에 왠 카톡이지?
마누라 눈치를 살피며 열어보니
몇일전 몇몇이 모여 술한잔 했던 지인이다.
그날 처음 만났었고 유난히 수줍음을 많이 타던 사람.
" 탄천님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네요
저 좀 도와주세요
시간되면 통화좀 할 수 있을까요? "
담배 한대 피고 온다 하고 밖으로 나왔다.
- 무슨 일인데 그래요 뭔일 있어요?
- 그게..저..아이고야..이런..
- 왜 그래요? 편하게 말해요
- 너무 괴로워 술한잔 했어요. 미안해요
실은 제가..
그날 술을 마시고 다음날부터 끙끙 앓았어요
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온통 머리속에 그 사람 생각뿐 입니다.
탄천님 옆에 앉아 있던 아담 하신 분
애인이 있다고 들었는데..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정말 이런 감정 처음 입니다.
집사람도 이런 감정 전혀 없이 결혼 했는데
60년을 살면서 내가 이럴줄은 정말 몰랐네요.
나 어떡하면 좋아요?
- 맞아요. 그 친구 오래된 애인 있어요
내가 그보다 자지도 크고 섹스도 잘 하는데
난 안 될까요? ㅎ
어색함을 달래고자 농담을 했지만
그는 꽤나 진지하고 심각해 있었다.
그에게도 첫사랑의 열병이 찾아 왔나보다.
안지는 몇년 됐지만 사람은 딱 두명 만나봤고
아무런 감정없이 헤어졌고
여러명이 모인 자리는 처음이라
너무 긴장된다며 수줍어 하던 그사람.
오래전 내 모습이 오버랩된다.
지금이야 능구렁이 다 됐지만..
40여분을 통화하고 들어오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집사람..
침대에 누워 이 글을 쓰면서도
어떻게 조언을 해 줘야 하나?
그래도 날 믿고 자기 속마음을 얘기 했는데..
친구분 한테 절대 이 얘기 하지 말라고 당부를 하던데
그래도 일단 친구에게 알려야
뭔가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잠이 안온다..열 받아서..
왜 맨날 그 친구냐고..
나도 자지 이쁘고 섹스 잘하고 상대 배려 할줄 아는데
나 때문에 가슴앓이를 한다거나
날 짝사랑 한다는 소릴 들어보질 못했네
너무 나대서 벅차다 생각들을 하는걸까?
그래 오늘부터 조신모드 다
술자리는 나 보다 못생긴 사람들이랑
해야 한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어
그래야 내가 돋보이거나.. 팔리거나..
불새, 성우, 초여름, 덕, 허거덩..
이 분들 하고만 마셔야 겠다.
아..가을 인가 보다..
외로워 외로워서 못 살겠어요
하늘과 땅 사이 나 혼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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